구리시청 주민생활지원과 신현관 과장

희망근로사업이란 근로능력이 있는 최저생계비 120%(4인 가구 기준 159만 6000원) 이하 소득자를 대상으로 최대 6개월간 공공부문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업무의 특성상 많은 위험요인이 존재하고 있으면서, 안전문제가 항상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행안부에 따르면 희망근로사업의 경우 지난 한 해에만 총 2,372명의 재해자와 2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재해율은 1.5%로 국내 산업재해율(0.70%)보다 2배 이상 높게 기록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희망근로사업장에 대해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여 재해를 크게 줄인 지역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경기도 구리시청이다.

구리시청은 지난해 대형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었지만 올해 안전교육과 점검부분을 크게 강화하면서 사고를 대폭 줄여나갔다. 어떻게 보면 희망근로사업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곳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본지는 구리시청의 희망근로사업 실무자인 신현관 과장을 찾아가, 그동안 펼쳐진 안전관리정책, 그리고 희망근로사업의 바람직한 방향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구리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희망근로사업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시에서는 1년에 예산 19억8천만 원 정도 규모로 희망근로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24개 사업부서에서 38개 단위사업을 실시했으며, 여기에는 3월부터 9월까지 연인원 27,0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희망근로사업의 경우 고용창출에 주목적이 있는 만큼,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저소득층 및 미취업자에 대한 일자리제공 측면에서 큰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생태탐방로 개설과 같은 가치생산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처럼 우리 시에도 둘레길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지역 고유의 문화 및 역사를 보다 친숙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려고 계획 중인데, 여기에 희망근로사업이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ABC운동의 하나인 ‘클린 구리사업’과 연계하여 도시 미관 및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희망근로사업을 통해 큰 효과를 봤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Q. 희망근로사업의 경우 안전성 문제가 항상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사업의 위험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희망근로사업의 경우 우선 참여자의 연령과 성별특성에 따른 위험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여자 중 65세 이상의 노인이 44%, 여성이 60%로써 희망근로사업의 특성인 야외 작업에 매우 부적합한 인력입니다. 작업 중 안전사고 뿐만아니라 개인건강과 관련한 위험성도 안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작업장소가 산재해 있다보니 안전교육 및 점검 시스템도 일반 산업현장과 비교해 미흡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참여자의 안전의식이 낮고,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도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지난해 산재사고가 많이 발생하다가 올해에는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비결을 소개해주신다면?

우리시에서는 지난해의 경우 안전문제로 인해 희망근로 참여자 두 분이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작업장별로 한층 엄격하게 안전관리를 실시하는 한편 희망근로에 참여하는 분들의 연령대를 고려해 작업강도에 따른 현장 배치를 실시했습니다.

또한 현장 배치 후에는 별도의 자체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안전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조치를 실시토록 했습니다. 특히 안전사고 예방 점검반을 편성하여 주 1회 정기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부서별 직원들이 근로자의 근무수칙 준수여부 등을 꾸준히 점검해나가는 등 점검시스템을 대폭 개선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전문적인 안전교육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대한산업안전협회를 통해 매달 또는 필요할 경우 한 달에 2회씩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보건과 관련해서는 야외사업장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보건소와 협의하여 주 1회 현장 건강검진(혈압, 당노검사)을 실시하고 있으며, 사업장 별로 비상구급함을 비치하고 응급상황에 대한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여 만일의 사고에도 철저히 대비토록 해놨습니다.

이외에도 혹서기에는 생수와 탈수예방용 식염을 공급하여 열사병 등 야외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에도 철저히 대비해왔습니다.

이렇게 안전에 대해 꼼꼼히 대비해온 결과 올해는 도배작업 중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사고와 차에서 물건을 내리다 다치는 경미한 수준의 사고 2건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에 비해 안전사고가 대폭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안전사고와 관련한 최종적인 수치는 올해 말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안전관리 개선의 성과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Q. 희망근로사업 근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 안전의식이 중요할 것이라 봅니다. 아무래도 근로자분들의 연령대가 60대 중반 정도로 높다보니 안전에 대해 금방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고 장소를 떠나면 별로 관심을 안 갖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볼 때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교육과 작업환경의 안전을 세세하게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같은 내용의 교육이라도 반복적으로 하면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저희 시에서는 대한산업안전협회 등의 도움을 받아 각 시기별로 필요한 안전대책이나 안전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계획입니다.

Q. 타 지자체에서도 희망근로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희망근로사업 담당자들에게 당부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작년에는 희망근로사업이 처음 실시되다보니 안전에 대한 개념이 상대적으로 미비했었습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시의 경우에서 보듯 안전관리활동을 보다 철저하게 해나간다면 사고는 대폭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희망근로 담당자들의 경우 다른 업무까지 함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세세하게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근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근로자들을 가장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은 각 현장의 담당 공무원들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담당 공무원들도 안전에 대해서는 각별히 생각해나가시길 바라며, 근로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반드시 구축해놓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내년에도 희망근로사업이 꾸준히 추진될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해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올해 안전에 대해서는 큰 성과를 거뒀는데, 이같은 성과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안전관리시스템을 개선하고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연말에 올해의 사업 결과를 자체적으로 평가하여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논의해나가고, 협회 및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아서 미흡한 부분을 찾아서 보완해나갈 방침입니다.

안전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나가고자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희망근로 사업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작업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본 매뉴얼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풀 예초작업을 하면서 예초기를 돌릴 때는 안전모를 쓴다든지, 무릎보호대를 착용한다든지, 안전복을 입는다든지 하는 등의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사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더운 날씨와 불편함 때문에 근로자들이 이 기본 매뉴얼을 따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근로자분들의 노력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기본 규칙은 반드시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기본을 지키지 않을 때 사고가 쉽게 일어난다는 점을 모든 근로자들이 명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분들 모두가 안전을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전을 생활 속에서 습관화하는 것이야 말로 사고예방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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