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Ming Law APOSHO 사무총장

회원국간 긴밀한 협조체계 바탕으로 아태지역 안전보건 동반성장 추구
현장과 정부를 잇는 민간안전전문기관의 역할 갈수록 중요해져


최근 선진안전보건관리 시스템에 대한 개발·도입이 활성화되고 현행 안전보건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산업안전보건 플랫폼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산업재해가 일국의 문제가 아닌 국가간 협력이 필요한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글로벌 산업안전보건 활동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APOSHO(Asia-Pacific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Organization, 아시아·태평양 산업안전보건 국제기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지는 APOSHO를 이끌고 있는 치밍로우(Chi-Ming Law) 사무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APOSHO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POSHO’는 1985년에 설립됐습니다. 현재 호주, 부르나이, 중국, 홍콩, 마카오, 타이완, 인디아, 인도네시아,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모리셔스, 필리핀, 싱가폴, 태국, 베트남 등 아·태 지역 국가들을 비롯해 독일, 영국, 미국 등 총 19개국, 37명의 회원들이 소속돼 있습니다. 아포소는 정회원, 준회원, 제휴회원, 명예회원 등 총 4종류의 회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기 소속 국가의 산업안전보건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포소는 소속 회원국들에게 산업안전보건분야 최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컨퍼런스,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관리개발 위원회, 회원 위원회, 산업안전보건관리시스템 위원회, 기술위원회, 교육·훈련 위원회 등의 분과위원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아·태 지역의 안전보건을 위해 아포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우선은 국제기구인 만큼 소속 회원들에게 최신 글로벌 산업안전보건 동향을 신속히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원국 간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이들이, 안전현안과 관련해 더욱 심층적인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최적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국, 독일 등 아·태지역외 국가들의 참여가 늘어난 점을 반영, 이들 선진안전보건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국가들과의 원활한 교류를 위한 채널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산업안전보건관리 시스템, 안전교육·훈련 등과 관련해 지역별로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 간에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아포소 사무총장으로서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향후 도전과제가 있다면?
지난 몇 년간,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아포소의 각 국가를 대표하는 회원들을 관리하고 이들 간 원활한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기본적인 행정 절차와 공문서 양식 등을 정리하고 통합하여 체계적인 교류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 그동안의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 운영, 홈페이지 개선, 용어 통합 등 시스템적인 개발에 주력해 더욱 효율적으로 아포소를 운영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향후 몇 년간 아포소 회원국들의 지속적·주도적인 참여를 독려할 계획입니다. 이는 각자의 국가에서 산업안전보건을 대표하는 우리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아·태지역 전체의 산업안전보건을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저의 임기 중 목표는 아시아 태평양지역 젊은 학생들을 위해 안전보건과 관련된 통합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관련 자료를 편찬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아태지역 내 안전문화 확산을 촉진시켜 다음 세대가 살아가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Q. 현재 머물고 계신 홍콩의 산업안전보건의 수준은 어떤가요?
홍콩의 주요 산업은 건설업입니다. 이에 따라 건설업에서의 산업안전보건활동 성과가 일반적인 산업안전보건환경을 나타내는 지표이자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홍콩 정부는 건설업종을 중심으로 산업안전보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으며, 그 결과 대부분의 업종에서 매년 산업재해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안전문화 및 근로자들의 인식 또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홍콩 산업안전보건 관리시스템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산업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의 주된 특징을 꼽는다면, 자율안전관리체계가 정착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홍콩 내 대다수 사업주들은 안전보건관리에 대해 책임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법적 규제들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때문에 제도도 사업주의 자율성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지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 속에 최근 사업주들의 니즈에 맞춰 맞춤형 감사 시스템(Tailored auditing system)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Q. 홍콩과 한국의 안전보건관리 수준을 비교한다면?
사실 다른 국가의 안전보건관리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객관적인 평가를 뒷받침할 통합적·핵심적인 기준이 없다면 평가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 하더라도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의 안전보건수준에 대해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산업안전보건을 발전시키기 위한 한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한국의 안전보건전문가들의 기술적 역량이 크게 증대됐다는 점입니다. 이는 결국 한국의 산업안전보건 수준이 비약할 만한 발전을 이루는데도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Q. 민간재해예방기관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종종 정부 당국은 실무 경험 부족으로 산업안전보건 법 규정 및 관련 정책을 실행·개발·계획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에서는 정책 실행에 앞서, 민간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하거나 실무적인 입장에서의 견해를 묻기도 합니다. 현장을 직접 접하는 민간기관의 시선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이외에도 민간기관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많습니다. 민간안전기관들은 법적 준수 사항 등이 사업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교육 훈련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Q. 사무총장님의 안전에 대한 철학이나 신념이 궁금합니다.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인 1979년부터 안전 분야에 몸을 담아왔습니다. 안전은 이제 저의 커리어일 뿐만 아니라 삶, 그 자체입니다. 매일같이 산업재해예방 및 재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들이 존재하기에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사고를 예방하고 무재해 산업현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저는 안전문화 정착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지속 매진할 계획입니다. 안전이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면서도 통합적인 개념으로 자리 잡는 그날까지 저의 걸음은 계속될 것입니다.

Q. 한국의 안전관리자와 사업주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산업안전보건관리시스템의 개발은 결과적으로 평가, 감사, 인증, 가이드라인, 절차, 미팅, 트레이닝 등에 대한 수많은 전자문서, 즉 레드페이퍼 등을 다수 발생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 때문에 모든 산업안전보건활동과 관련해 마땅히 선행되어야 할 일들이 이미 사전에 완료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절대 간과해서도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산업안전분야를 넘어 가정의 안전, 교통안전 등과 같이 안전의식의 기본과 근간을 이루는 부분 역시 항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산업안전, 생활안전, 국민안전 등 모든 부분에 걸쳐 고르게 노력해야만 결국 ‘Think Safety, Act Safely, Work Safely, Live Safely’의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한국 대표 안전전문지인 안전저널에도 당부의 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안전저널과 같은 대중매체는 산업안전보건의 발전을 촉진시키는데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이 같은 점에서 오랜 시간 대한민국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소식을 전해온 안전저널에 아포소를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들과 기관 및 정부를 위해 기여해 주시고 지역사회에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데 경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안전전문지인 안전저널의 무궁한 발전과 성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치밍로우(Chi-Ming Law) APOSHO 사무총장

치밍로우(Chi-Ming Law) APOSHO 사무총장은 2010년부터 아시아·태평양산업안전보건기구 사무총장직을 맡으면서 아·태지역의 안전보건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1978년 미국 Texas A&M 대학에서 산업안전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85년부터 홍콩에서 산업안전보건 컨설팅 업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 30년간 중국의 산업안전보건 변화를 직접 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3년부터는 중국에서 조인트 벤처형식의 컨설팅 서비스도 진행했다. 높은 학식과 실무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기에 홍콩은 물론 중국과 타이완, 마카오 등에서도 최고의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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