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료원 파주병원

 


지난 한 해를 강타했던 굵직한 사건사고를 나열할 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첫 발병자가 나온 후 얼마 안 되어 전세계 2위의 메르스 발병국이 됐고, 이를 수습하는 데만 70일이 걸렸다. 비록 대한민국이 공포에 떨며 앓아야 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섰던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이하 파주병원)’이다. 지난 1954년 4월 개설된 이후 62년간 지속적인 확대·시설개선을 거치며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져 온 파주병원이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비단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지정됐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질병을 호소하는 환자는 물론 그들의 보호자, 병원에서 근무하는 모든 임직원들의 안전관리도 소홀하지 않은 철저함 때문이다. 떠들썩했던 한 해를 보냈을 파주병원을 찾아 안전보건관리 비법을 들어보았다.


◇‘당연히 안전한 공간’은 없다
흔히 ‘병원’이라고 하면 일반 산업현장과 비교했을 때 위험기계기구 등이 없어 사고의 위험이 적은 ‘당연히 안전한 공간’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병원 역시 일반사업장 못지않은 위험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여러 병원균으로 인한 생물학적 위험은 물론이고, 마취제 및 소독살균제, 산화에틸렌 등 여러 화학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위험도 매우 크다. 또 환자이송, 메스와 같은 날카로운 도구의 사용, 수액운반 등도 빈번히 이루어져, 찔림, 베임, 낙상 및 미끄러짐, 근골격계질환 등에 항상 노출돼 있다.

파주병원의 이종경 안전관리담당자는 이 같은 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오로지 예방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빈틈없는 안전보건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병원시설관리자들은 매일 오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안전라운딩(점검)을 하며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한다.

최근에는 소아과병동과 연결된 하늘정원 내 난간보호대를 기존보다 1m가량 높이는 보완작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공용샤워장 등 넘어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에는 미끄럼방지패드 등의 안전시설을 설치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병원 직원들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있어서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파주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인증을 획득하며 ‘믿고 찾을 수 있는 안전한 병원’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했는데, 이는 안전이 고객들의 신뢰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묵묵히 역할 수행
파주병원은 지난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메르스의 집중 치료병원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철저한 관리와 예방책으로 이내 그들로부터 진심어린 응원을 받게 될 수 있었다.

그 때 다져진 노하우는 이곳이 안전보건과 함께 감염병 관리의 선도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곳의 감염병 관리 대책을 보면 크게 다음과 같다. 먼저 환자 및 내원객을 대상으로 ‘손씻기 체험활동’, 병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는 ‘손 씻기 모니터링’을 시행하면서, 감염병 예방의 기본 수칙을 확산하는데 주력한다.

또 월 1회 ‘환자의 날’을 지정해 모든 병동을 순회하며 감염병 관련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고, 감염병 소식을 원내에 게시함으로써 이곳을 방문하는 모두가 감염병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환자는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보호자에 의해서도 각종 질병에 감염되기 쉽다. 이에 파주병원은 오후 10시 이후에는 보호자들의 면회를 금지하고, 13세 이하 어린이와 면역력 저하 환자들의 면회를 제한하는 등 격리지침에 의한 감염관리도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는 병원
파주병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병원이라는 자부심 아래,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해오고 있다. 한국의 의료시설이 낯선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말 무료진료를 지원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건강증진사업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2010년부터 태국과 몽골 등 의료 후진국을 방문해 의료봉사를 실시하는 등 사랑과 나눔의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안전의 꿈, 철저한 계획에 의해 현실이 된다
파주병원은 메르스 사태를 경험으로 하여, 기존보다 음압병실을 추가 설치해 감염병 환자 내원 시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아는 것이 힘’이라는 속담을 거울삼아, 모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보건교육도 지속 실시하고, 각종 위험에 대한 안전관리체계도 현실에 맞도록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나갈 예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전관리란 누군가 시켜서 해야 하는 활동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스스로 해야 하는 활동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하다. 파주병원은 그 실천문화를 널리 전파하는 데에도 주력하여, 사업장 전반에 자율안전관리체계를 구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안전관리와 감염병 관리에 있어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으로 발돋움해나간다는 것이 파주병원의 궁극적인 목표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볼 때 이 목표는 그리 어렵지 않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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