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시대 열기 위해선 재난 및 안전 분야에 만연한 불법과 부조리를 근절해야

베스트셀러 ‘총·균·쇠’의 저자로 유명한 진화생물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카레니나>의 첫 구절인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라는 문장을 인용, 가축화(家畜化)에 성공한 야생동물의 조건을 설명하면서 일명 ‘안나카레니나의 법칙’ 을 탄생시켰다.

조직이나 정책 및 제도 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가 다양한데 그 중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설명한 이 법칙은 그만큼 조직, 정책, 제도 등의 성공은 이루기가 어렵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재난 및 안전 분야도 어느 한 가지 소홀함이 없어야만 진정으로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시대를 열 수 있다. 안전과 관련된 법령과 제도정비, 충분한 투자, 관련 산업 육성, 반복적인 재난대비 훈련 그리고 안전문화 홍보 교육까지 안전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우리사회가 노력을 기울일 때만이 더 이상 소중한 생명을 허망하게 잃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재난 및 안전 분야에 만연된 불법과 부조리를 근절하는 것이다.

20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가 그랬고 성수대교 붕괴, 씨랜드 화재, 서해 훼리호 침몰, 마우나리조트 붕괴, 그리고 세월호까지, 모든 재앙의 이면에는 관리자들의 불법과 부조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국민권익위의 조사(2014년)에 따르면 우리사회가 부패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62.8%에 달하고, 전 세계 GDP중 부패로 인한 손실률은 17%에 이르는 것(ADB추산)으로 나타났다. 부패나 불법 자체도 문제지만 이것이 안전과 연관되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부패인식도는 어쩌면 우리사회가 그만큼 위험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는 지표일 것이다.

안전은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자 권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헌법에서 국가는 재난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대형사고 때마다 재발방지를 위해 2중, 3중의 제도적 장치들을 만들지만 이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 불법과 부조리를 자행한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안전처는 정부 부처 어디에도 없는 ‘안전감찰’조직을 만들어 안전관리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과 민간관리주체를 대상으로 안전위해요소를 찾아내고 바로잡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앞서 모든 구성원들이 ‘깨끗하면 안전하다’라는 슬로건을 가슴에 새기고 우리부터 먼저, 부조리와 부패요소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내부검열을 강화 중이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밖을 내다보는 자는 꿈을 꾸며, 내면을 들여다보는 자는 깨어난다”라고 했다. ‘안전한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내부의 청렴의식을 깨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국민의 안전이 무시되거나 방치되지 않도록 국민안전처가 앞장서 노력해 나가겠다.

이는 국민들의 기대와 여망이며, 안전하고 풍요로운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출발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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