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소중한 교통수단인 지하철이 연이은 사고로 인하여 걱정과 우려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어 안타깝다.

지하철은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을 지원하는 경제와 산업의 숨은 원동력이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노인과 학생들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복지수단이다. 또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과 여가생활의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관광요소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지하철의 순기능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즉 지하철은 서민을 포함한 시민 모두의 삶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높은 활용성으로 인해 지하철 이용객의 수는 엄청나게 많다. 서울 메트로에 따르면 2012년도 기준으로 1호선에서 4호선까지의 연간 이용자 수는 무려 15억명을 상회하고 있다. 하루에 약 410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1~4호선을 제외한 다른 지하철의 이용객을 합치면 그 수는 더욱 어마어마해진다.

그런데 이 핵심 교통수단이 최근 몇 년간 각종 사고로 안전성에 금이 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김태원 의원(새누리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발생한 철도교통사고(선로 추락, 열차 추돌, 철도화재 등 포함)는 1355건에 달한다. 매월 약 20.5건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 역시 상당하다. 조사기간 동안 철도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무려 826명에 이른다. 철도유형별로는 도시철도(지하철)에서 전체의 약 48.3%인 399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가장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는 일반철도(376명), 고속철도(51명) 등의 순이다.

시설과 장비로 인한 사고는 관계당국과 해당 운영기관이 안전점검에 보다 철저를 기하고 평소 안전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문제는 미흡한 안전의식이다. 여전히 안전불감증이 철도교통사고를 불러오는 원흉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넘어 비통함을 느끼게 한다.

지난달 29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발생한 스크린 도어 정비직원의 사망사고가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당시 정비업체 직원 조 모(29)씨는 스크린도어 안에서 홀로 수리 작업을 하다 역으로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관계당국과 해당 운영기관 등이 수립한 안전수칙 등에 따르면 유지보수관련 협력업체는 스크린도어 점검 때 2인 1조로 출동을 해야 한다. 또한 지하철 운행시간에는 승강장에서만 작업을 하고 스크린도어 안에는 들어가면 안 된다. 특히 스크린도어 안에 들어갈 때는 사전에 보고를 해야 한다. 이런 안전규정만 잘 준수하고, 이것이 잘 준수되도록 관계기관이 감독에 철저를 기울였으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에서도 드러나듯,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고 이에 대비한 안전조치도 없었다.

유사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관계기관 및 운영사의 안전점검 및 감독 강화는 두말할 필요가 없이 필수다. 그리고 여기에 반드시 추가될 것이 있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작업에 임하지 않고, 안전한 절차가 아니면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문화가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 한다.

지하철은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단순히 어느 한 기업이나 국가의 시설물이 아니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사망 192명, 부상 148명)에서 보았듯, 지하철 안전에 구멍이 생겼을 때 얼마나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지하철에서 ‘안전’이 최고의 가치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부디 지하철에서의 안타까운 사고가 이것이 마지막이길 바란다. 지하철이 시민 안전의 척도라는 사실을 관계기관 및 운영사가 항시 명심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