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안전보건활동 우수사례 발표대회 개최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제48회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행사에서는 안전보건분야 관계자들이 모여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 및 발표대회가 열렸다. 올해 안전보건세미나에서는 안전문화 시스템 구축, 감정노동 현황 등 최근 산업안전보건분야의 주요 이슈가 다뤄졌다. 다음은 올해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 행사기간에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세미나와 발표대회의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김인아 교수 “근로자의 자살 예방 위해 대책 마련해야”

최근 들어 자살이 주요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직무스트레스학회는 지난 9일 ‘직장에서의 근로자 자살 및 폭력실태와 예방대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인아 한양대 교수는 근로자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보건관계자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전개했다.

김 교수는 “지난 1993년부터 2010년 사이 직업 관련 자살의 증가폭이 두드러졌지만 이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라며 “OECD가 근로자의 자살문제로 예의 주시하고 있는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와 오스트리아, 일본 등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자살률만 유독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중간관리자인 45~55세 남성의 자살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이는 다른 연령 대비 3배 높은 수준이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과거에는 단순 노무직의 자살이 대다수였지만, 2000년대부터는 서비스, 사무직 등 이른바 화이트컬러의 자살률이 급증세를 보였다.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관리직의 자살 문제를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먼저 회사 경영난으로 관리자 업무의 질에 변화가 오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관리자는 자살을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 이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책임감, 원하지 않았던 승진, 직장 내 갈등, 폭언 등이었다.

이를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일본의 경우 업무량의 변화가 자살의 주된 이유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고용계약해지, 업무전환배치 등으로 집계됐다. 즉 정신이 건강했던 근로자가 업무로 인해 정신이 쇠약해지면서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자살 또는 자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원칙적으로 산업재해로 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자살 이전에 정신적 이상이 없었고 업무로 인해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이는 산재로 인정된다. 그만큼 자살이 업무상재해로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안전보건관리자는 근로자의 외적인 질병예방뿐 아니라 자살예방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근로자 스스로 실천하는 건강증진 우수사례 한자리에 모여

여러 발표대회 가운데 수많은 안전보건관리자들의 눈길을 끈 주제는 9일 열린 ‘근로자 건강증진활동 우수사례 발표대회’였다.

이날 발표대회에는 이경선 남양유업 세종공장 보건관리자와 김종익 두산인프라코어 군산공장 보건관리자, 문병생 성우하이텍 과장, 명나연 한국지엠주식회사 대전서비스센터 보건관리자 등이 참석해 사업장 내 우수사례를 소개했다.

이경선 남양유업 보건관리자는 근로자 건강증진활동을 시작하게 된 배경으로 근로자의 고령화(40대 이상 37.3%)로 인한 건강위험성이 증가하고, 3교대 근무(근로자 774.5%)로 생체리듬의 불균형이 도래한 점을 꼽았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사업장 내 근로자들은 이상지질혈증, 간장질환, 고혈압 등의 질병을 앓고 있었다.

이에 남양유업은 근로자들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정착시키기 위해 ▲건강증진 프로그램 운영 ▲건강한 문화 조성 ▲특화된 유소견자 관리 등 크게 3가지 건강증진활동을 실행했다. 특히 걷기, 스트레스관리, 비만관리 등과 같은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근로자들의 혈당이 내려가고 스트레스지수가 감소되는 효과를 얻었다.

두산인프라코어 군산공장의 경우 사내 근로자뿐 아니라 협력사 근로자의 건강까지 관리하는 활동을 전개해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노사가 함께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업 만족도 평가 결과 77% 이상이 ‘만족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명나연 한국지엠주식회사 대전서비스센터 보건관리자는 뇌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금연 클리닉을 운영하고, 저염식으로 식단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물리치료 등의 안전보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성우하이텍은 근로자의 건강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보건방문 상담을 하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직접 작업현장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 이때 근로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는 장소에서 상담을 시행했다. 이처럼 매일 간호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함으로써 사업장 전반에 건강에 대한 근로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문병생 성우하이텍 과장은 “앞으로도 근로자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근골격계질환 예방위원회의 활동을 강화하고 해외사업장의 우수 개선사례도 전파해 나가는 등 예방관리에 철저를 기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근로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대회 결과 명나연 한국지엠주식회사 대전서비스센터 보건관리자가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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