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는 신록의 계절 5월도 벌써 중순을 지나 들녘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어느새 여름의 길목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동과 활기가 넘쳐나는 계절이지만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싱그러운 자연의 활력을 느끼기가 어렵기만 하다. 각종 재난이 지역과 시기를 가리지 않고 지구 저편은 물론 가까운 국내에서도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일은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이 지난달에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끔찍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달 전에 프랑스 연구팀이 이번 지진을 정확히 예측하여 경고까지 해줬으나, 가난한 나라 네팔은 건물의 내진 설비를 강화하거나 지진에 대비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방치의 결과는 너무나 참혹했다. 건물들이 속절없이 무너졌고 소중한 생명이 수없이 사그라졌다.

예견된 참사를 막지 못한 네팔의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근래 많은 대형 사고를 경험하며 국민들이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다양한 재해·재난을 어떻게 예방·대비할 것인지, 불가피한 사고에 어떻게 신속하게 대응할 것인지 등이 남의 일이 아닌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고민임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인식 전환의 시기 속에 국민안전처가 이달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범국가적 총력 재난대응체제 확립을 위한 ‘2015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한다. 긴급구조역량과 현장대응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고 우리나라 전역에서 전개되는이번 훈련은 국민안전처가 출범한 후 처음 실시되는 대규모 국가단위 종합훈련이다.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및 여러 단체와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풍수해, 지진, 다중밀집시설 대형화재, 해양선박사고, 유해화학물질 유출 등 발생 가능한 재난 유형을 상정하여 훈련이 실시된다.
또 재난발생 시 공무원의 초기대응능력 제고 및 역할·임무를 불시에 점검하는 비상소집훈련이 실시되고, 국민들의 능동적인 재난 대처 역량을 배양하기 위한 참여형 훈련도 대거 실시된다.

이러한 계획들이 추후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회전반에 걸쳐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시급히 안전문화 정착과 생활화를 위한 사회 분위기 조성과 함께 실천이 선행되어야 한다.

재난안전관리에 있어서 공공부문의 힘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지자체와 시민단체, 기업 등 정부와 시민 그리고 시장의 세 주체가 스스로 안전 문제를 찾아내고 개선하는 ‘안전 거버넌스’를 만드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국민들도 정부에만 해결책을 맡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작으로 각자가 공유하는 현장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시민사회가 스스로 안전을 진단하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안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국민이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원활한 정보교환과 소통을 가능케 하는 ‘국민안전신문고’ 등을 잘 활용하여 국민 스스로 불안한 곳을 조금씩 고쳐가는 참여형 관리를 유도함으로서, 안전을 문화의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제들을 일순간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안전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관련 매뉴얼이 아무리 철저해도 이를 체험적으로 숙지해 반사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국민안전처가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을 실현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전 관련 단체와 기업이 더 많은 힘을 보태줘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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