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규 실장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실

작년 4월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는 대한민국에 큰 변화를 주었다. 국민모두가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메아리가 전국에 퍼지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에 국민안전처가 신설되고 각 부처별로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등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판교 지하철 환풍구 붕괴 등 국민의 가슴을 짓누르는 대형사고가 세월호 사고 후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1주년을 맞은 지금 그날을 잊지 않기 위해 노란리본이 다시 등장하고 전국적으로 추모물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대형사고는 왜 계속 발생하는 것일까? 누구의 잘못인가? 아님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스스로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고가 나면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또한 외국은 사고에 대한 대처가 잘 되는데 우리나라는 잘 안된다고들 한다. 그러면 안전과 관련하여 정책이나 제도만 잘 갖추어져 있다고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 물론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있다.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안전을 다른 사람이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볼 때만 지키지는 않는지?’, ‘하라고 해서 형식적으로 하는 것은 아닌지?’ 나 스스로 안전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반성해 보아야 한다.

미국의 알코아라는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폴오닐이라는 사람은 취임당시 회사의 경영여건은 위기의 사업장이었다. 폴오닐은 이것을 타결하기 위한 구심점을 ‘조직의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나쁜 습관하나를 고칠 수 있다면 그에 따른 변화가 회사 전체에 파급될 것이라 믿었다.

그는 ‘안전습관’을 조직의 핵심습관으로 정하고 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러한 안전습관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회사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의 습관이 되었고 이로 인해 연간 순이익이 5배, 주가도 5배 상승하였다. 이는 ‘안전습관’이라는 핵심습관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였다. 그만큼 올바른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산업재해지표는 2014년도에 산업재해율 0.53%를 달성하는 등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는 선진국과 비교해서 2~4배 높은 수준이며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는 대형재해도 빈발하고 있다.

사망재해 및 대형재해의 대부분은 작업 전 위험요인을 파악하여 점검하지 않고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미준수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결과론적이지만 사고의 대부분은 작업 전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이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골든타임은 바로 작업 전이 될 것이다.

안전보건공단에서는 기본적인 안전점검 및 수칙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작업 전 안전점검」습관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사고 가능성을 알지 못하여 일어나는 것도 있지만 알면서도 이를 실천하지 않고 무의식적, 관행적인 작업수행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즉 안전보건은 실천이 핵심이다. 작업 전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였는가? 위험요인은 확인되었으며 작업절차가 마련되어 있는가? 등을 점검하여 위험을 통제한 후 작업을 하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현장에서 작업 전 안전점검 습관이 문화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사업주 등 경영진이 이를 천명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여야 하며, 현장관리자와 근로자는 본인과 동료근로자의 안전확보를 위해 작업 전에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관리하는 활동을 일상적으로 행하여야 한다. 이제 안전은 스스로 행동으로 옮기며 실천을 할 때이다.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고들 한다. 그만큼 올바른 습관이 중요하다. 작업 전 안전점검의 습관이야 말로 귀중한 생명을 보호하고 행복한 나라의 초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 작업 전 안전점검 습관화 문화가 정착되는 날 비로소 안전한 일터, 건강한 근로자, 행복한 대한민국이 실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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