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7.9 강진 발생…80년만의 최악 참사 우려
네팔서 7.9 강진 발생…80년만의 최악 참사 우려
  • 정태영 기자
  • 승인 2015.04.29
  • 호수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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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인프라로 구호작업 어려움 겪어


수인성 전염병 예방 조치 시급

지난 24일 오전 14시 41분(현지 시간)께 네팔에서 강진이 발생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소(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진앙 깊이는 11㎞로 알려졌다. USGS는 지진 규모를 애초 7.5에서 7.9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지진은 1934년 1월 15일 카트만두 동부를 강타한 지진(규모 8.1)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즉 대규모 지진이 도심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것은 물론 진앙 깊이도 얕아 큰 피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USGS는 이번 네팔 지진과 관련해 적색 경보를 발령하면서 인명 피해만도 최소 1000명에서 최대 10만 명에 이르고 재산 피해는 최소 1억 달러에서 최대 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코말 싱 밤 네팔 경찰 부청장은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소 4352명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80여년만에 네팔을 덮친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현대식 건물들과 낡은 사원들이 무너지고 에베레스트 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 매몰돼 있어 희생자는 늘어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특히 피해 지역이 오지인 경우가 많고 도시 지역도 구조장비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여진이 30여 차례 이어지고 있어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네팔에서는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1만700명의 사망자를 낳은 1934년 네팔 대지진에 필적하는 대참사가 재현되는 셈이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인해 네팔에 인접한 인도에서 72명, 중국 티베트 자치구에서는 25명, 방글라데시에서도 3명이 사망하는 등 네팔 중부는 물론 인도, 방글라데시, 티베트, 에베레스트 등지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우리나라 국민은 3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 26일 오후 “카트만두 북부 랑탕 인근 샤브로베시를 여행 중이던 우리국민 부부 여행객이 낙석에 부상해 남성이 중상을, 여성이 경상을 입은 사실을 현지 공관을 통해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25일은 현지체류 중인 우리 국민 1명이 카트만두 북쪽 70㎞ 지점에서 부상을 당한 바 있다.

네팔 내 우리국민 체류자는 약 650명이고 우리국적 여행객은 약 800~1000명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진 직후부터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상황실을 가동 중으로, 현지 공관은 우리국민 인명 피해 여부를 파악하고 있으며 여행객 귀국을 위한 안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뉴시스)

 


◇네팔, 비상사태 선포

사망자 숫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네팔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국제사회에 긴급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러나 네팔은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이 취약한데다 그나마 이번 지진으로 대부분이 파손됐고, 전기 공급마저 끊기는 등 상황이 나빠 구조 작업은 느린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네팔은 풍부한 문화유산과 뛰어난 산세로 관광자원은 많지만 기타 자원은 별로 없는 가난한 나라이다. 네팔에서 강진이 발생해 많은 피해가 발생하리라는 우려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었다. 지진 전문가들은 히말라야 지역에 지진 발생 위험이 지난 수십년 간 계속 커지고 있다고 경고해 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비는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250만 명이 넘는 인구가 밀집돼 있는 카트만두 밸리 인근에는 많은 마을들이 조악하게 지어진 건물들을 바탕으로 형성돼 있어 피해가 클 수밖에 없었다.

또한 국제사회의 구호품이 도착하는 등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피해 주민들에게 이를 배분할 접근로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안전한 식수를 계속 공급하는 문제도 구호 작업에 있어 중대한 과제로 떠올랐다. 네팔의 경우 수도 시설을 갖춘 가구는 일부에 불과하며 상당수는 물탱크를 통해 식수를 공급받아 왔다. 콜레라 발생은 네팔에서 흔한 일이며, 식수 공급이 제대로 안 돼 오염이 심한 바그마티강의 물을 식수로 사용하게 될 경우 수인성 전염병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상자들을 위한 수혈용 혈액과 의약품, 집 잃은 난민들을 위한 식품 공급 등도 과제다. 하지만 오지의 주민들은 헬리콥터가 구호품을 실어다줄 때까지는 아무 도움 없이 자신들의 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헬리콥터로 구호품을 전달할 때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지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지만 최소 수일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견됐던 비극…전문가들, 1주일 전 현장서 대책논의

사실 지진 전문가들은 네팔의 강진을 예견했었다. 정확히 1주일 전 전세계에서 약 50명의 지진전문가들과 사회학자들이 네팔 수도 카트만두를 방문해 이 도시에서 1934년 때와 같은 강진이 재발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논의한 것이다.

제임스 잭슨 영국 캠브리지대(大) 지질학과장은 “마치 악몽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격”이라며 “물리적으로나 지질학적으로나 이번에 일어난 일은 우리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했던 대로였다”고 말했다.
지진 전문가들은 카트만두의 지진을 특히 우려해왔다. 카트만두의 지리적 위치만이 아니라 이 도시의 인위적 환경이 매우 취약해 지진으로 인한 더 참담한 결과가 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국제사회, 네팔 지진피해 지원 이어져

강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점차 늘어가는 가운데 각국 정부와 구호단체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100만 달러(약 1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제공키로 했고, 미국은 초기 구호자금으로 역시 100만 달러를 보내기로 했다. 미국은 또 재난 전문가를 포함한 군인 70명과 물자 45톤 분량을 보낸다고 밝혔다.

네팔과 인접한 티베트 지역에 지진 피해를 입은 중국 정부는 2000만 위안(약 34억원) 상당의 긴급 인도주의물자를 네팔에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중국 구조요원 62명은 현재 지진 피해 지역에 도착해 구조 활동을 돕고 있다.

일본은 2500만엔(약 2억원) 가치의 구호물자를 제공하기로 했고, 70명의 구조대원을 파견할 계획이다.
네팔 이웃 국가인 인도는 재난구호대원 285명과 의약품, 식량, 텐트 등 구호물자 43톤을 실은 군용기 13대를 급파했고 파키스탄은 지진 구호대를 파견하고, 긴급 구호물품을 공수했다.

이밖에 유럽과 중동 지역 등 세계 각국의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긴급구호금으로 영국은 500만 파운드(81억원), 호주는 500만 호주달러(약 42억원)를 약속했다.

유럽연합은 300만 유로(약 35억원)를 지원키로 했다. 이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는 구조인력 88명을 파견키로, 이스라엘은 군인 260명,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의료인력 122명, 구호물자 95톤을 전달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와 스위스 등도 구호팀을 현지에 파견했거나 파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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