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을 안고 화려하게 피었던 벚꽃이 서서히 저물어가고 어느새 봄도 중반을 넘어 여름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산업현장의 대표적인 안전사고 취약시기 중 하나인 해빙기가 물러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현장을 둘러보면 예전보다 경계(警戒)가 많이 느슨해진 것이 느껴진다. 최근 전국 각지 건설현장에서 빈발하고 있는 거푸집동바리 붕괴사고가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현장의 경영진과 관리자, 근로자들은 해빙기가 막바지에 달했을 뿐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어선 절대 안 된다. 조금이라도 방심을 하고 주변에 산재되어 있는 위험요인들을 소홀히 관리할 경우 인적, 물적피해를 동반한 사고가 언제 어느 때건 발생할 수 있는 시기가 지금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설물 점검, 화재예방, 건강관리 등 이 세 가지 만큼은 해빙기가 완전히 종료되는 날까지 중점을 두어야 한다.

위 세 가지 사항 중에서도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시설물 점검이다. 해빙기에 많이 발생하는 사고가 ‘붕괴재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변 축대나 옹벽은 안전한지, 구조물이나 건축물 등에 균열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지반침하가 발생하여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지는 않은지 등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이와 함께 근로자 대상 안전교육도 철저히 실시하여 위험지역 출입은 절대 삼가도록 하고, 그 주변을 통행할 때는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해빙기에는 화재예방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봄철에는 날씨가 건조하며, 바람이 부는 날이 많아 작은 불도 대형화재로 번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화기작업이나 전기·전열기구에 대한 관리를 허술히 했다가는 소중한 일터가 한순간 잿더미로 변할 수가 있다. 게다가 불이 번지는 상황이 일어난다면 주변지역에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작업 시에는 불필요한 점화원(라이터, 성냥 등)을 소지하지 말아야 하며, 지정된 장소에서만 화기작업을 하고 잠시라도 작업장소를 이탈할 때는 남아있는 불씨가 없는지 철저히 확인을 해야 한다. 물론 사용하지 않는 전기·전열기구의 전원 코드를 뽑아 놓는 것은 기본이다.

근로자에 대한 건강관리도 해빙기에 빼놓을 수 없는 관리 포인트다. 봄철에는 겨우내 경직되어 있던 몸이 풀어진다. 따라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근로자들의 건강을 위해 황사가 심하거나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외부작업을 금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에는 황사 마스크를 필히 착용토록 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작업에 임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근로자 스스로도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봄철엔 춘곤증, 알레르기질환, 피부질환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미리미리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일례로 피로로 인한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봄철보양식을 섭취해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 주고, 적당한 산책이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길러야 한다. 또 봄철 꽃가루와 황사 등으로 인해 생기는 알레르기 질환은 제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이 되어 일 년 내내 고생할 수 있으므로 발병 초기에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해빙기는 사고의 위험이 높은 시기다. 하지만 안전수칙만 철저히 준수한다면 사고발생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해빙기를 무사히 넘어갈 수 있도록 산업현장의 구성원 모두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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