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면 및 흙막이 상부에 중량물 적치 금지

입춘이 왔다. 이는 곧 본격적인 해빙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보통 2~4월경을 해빙기라 하며, 이때는 겨우내 물과 습기를 머금고 얼어있던 땅이 녹기 시작한다. 언 땅이 녹게 되면 균열과 침하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결국 붕괴 등 대형재난을 불러온다. 때문에 매년 해빙기에는 막대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동반한 해빙기 안전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해빙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왜 위험요인이 생기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겨울철에 수분을 머금은 흙은 동결되면서 부피가 9~10%가량 증가한다. 이렇게 증가된 부피는 2월부터 서서히 해빙이 되면서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 흙이 머금고 있던 수분이 제대로 배수되지 못하면 물이 고이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고인 물로 인해 토압이 발생되거나 여기에 하중이나 물리적인 영향이 가해지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반, 축대, 도로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

해빙기 안전사고에 영향을 끼치는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는 날씨변화를 꼽을 수 있다. 해빙기에 발생하는 마지막 추위, 이른바 꽃샘추위는 해빙기 위험을 더욱 가중시킨다. 해빙기에는 따뜻한 날씨와 추운 날씨가 교차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옹벽, 축대, 지반에 모인 습기가 얼고 또 녹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부피가 증가되고 이 팽창된 부피만큼 유격이 생긴다.

그리고 이는 결국 균열과 침하의 단초가 된다. 게다가 이 꽃샘추위가 지나면 급격하게 날이 풀리면서 수분 유입이 급속히 진행되어 사고의 위험은 더 높아진다.

이것이 2월말에서 3월중에 ▲절·성토면내 동결된 공극수의 동결·용해 반복에 따른 사면 붕괴 ▲굴착배면 지반의 동결 융해시 토압 및 수압증가로 흙막이지보공 붕괴 ▲동결지반 융해에 따른 지반이완·침하로 지하매설물(가스관로 등) 파손 ▲균열부위 지하수·침투수에 의한 철근부식 등의 해빙기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연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빙기 재해를 막을 수 있을까. 먼저 재해가 발생하는 원인, 즉 얼었던 수분이 자연스럽게 배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형 재난사고까지는 발생되지 않는다.

또 사면 상부 하중을 증가시키지 않도록 차량운행이나 적치를 통제하고, 굴착토사나 자재 등의 중량물을 경사면 및 흙막이 상부나 주변에 적치해선 안 된다. 그리고 얼음덩어리가 포함된 토사는 되메우기나 성토 재료로 사용하면 안 된다.

아울러 절·성토사면 상부에 눈이 녹은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배수로를 정비하는 한편 흙막이 지보공 부재의 변형과 부식, 손상 및 탈락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특히 터널공사현장의 경우, 동절기 동안 작업을 중단했다가 재개할 때 낙석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미리 해두어야 한다.

이밖에 표면수가 지중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굴착배면에 배수로를 설치하고 콘크리트 타설 등의 작업을 할 때는 안전관리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충분한 위험성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해빙기 안전사고는 해마다 반복 발생되고 있다. 올해만큼은 전국 모든 산업현장이 사전에 점검 및 대책팀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빈 틈 없는 점검과 사고예방활동에 나서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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