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대상 집중적인 안전교육 시급

서울시와 시교육청은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등 30개 학교의 수학여행에 119 구조대원의 동행을 지원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지난해 처음 실시한 동행지원에 대한 교직원, 학생, 학부모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던 점을 감안, 올해도 지속 추진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체험학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수학여행을 떠나는 30개 학교를 대상으로 119 구조대원 동행 프로그램을 시범 실시한 바 있다.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동행한 119 구조대원은 수학여행 출발 전 인솔교사와 학생을 상대로 화재, 교통, 심폐소생술 등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수학여행 숙소와 탑승버스에 대한 안전점검을 한다. 또 화재대피교육, 수학여행지 비상연락망 확보, 학생 안전사고 발생 시 긴급구조와 응급처치 등도 책임진다.

이처럼 안전교육과 안전점검, 안전조치가 한 번에 행해지자 동행 프로그램에 대한 교직원, 학생, 학부모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일례로 시 소방재난본부가 구조대원 수학여행 동행 후 교직원, 학생, 학부모 등 169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92.5%가 안전관리에 실효성이 있다고 답했으며, 90.6%는 프로그램이 유지되길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119 구조대원 동행 프로그램은 조기안전교육 강화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여러 날을 함께 하며 안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수하다보니 교육의 효과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조기안전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과 절차인지에 대해서는 사실 의문이 남는다.

119 구조대원은 지금도 화재진압 및 예방활동, 각종 사고에 대한 구조구급활동 등 본연의 업무 외에도 여러 잡무에 시달리고 있다. 안 그래도 고된 업무에 시달리는 구조대원에게 또 하나의 업무가 추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또 119 구조대원이 수학여행의 모든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학생 안전에 대한 1차적 책임은 교직원에 있다. 그런데 119대원이 동행한다고 이 책임을 대원에게 전가하거나,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119대원에게 물을까봐 우려가 되는 것이다.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를 투입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당장의 위기를 일시적으로 모면할 수 있는 미봉책이지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학교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모든 학교행사 때마다 119구조대원을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조기안전교육을 강화하고 학교의 안전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교원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안전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특히 단순 교육이 아니라 직무연수에 버금가는 교육으로 진행을 하여 이들이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교직원들이 안전전문가가 되면 119 구급대원을 투입할 필요도 없고, 부실한 조기안전교육체계를 걱정할 필요도 없어진다. 정부 차원에서 교직원들의 안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