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소장 |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 관리소

안전불감증, 무관심, 부실 안전점검 등
비정상적인 관행 타파 위한 노력 시급


청마의 해 2014년. 말(馬)처럼 질주할 것만 같았던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 경주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담양 펜션 및 장성 요양원 화재 등 굵직한 사고로 얼룩졌다. 이런 사고의 근본적인 문제는 시설물 안전점검 미흡, 국민들의 안전불감증과 무관심 등 그동안 가볍게 스쳐왔던 비정상적인 관행이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국립자연휴양림도 결코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에서 자유롭다고 확신은 할 수 없다. 면밀히 살펴보면 휴양림 내에서 풍수해, 산사태 등의 재난에 대비한 현실적인 매뉴얼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유관기관과의 원활한 소통이나 합동훈련은 물론 안전관련 전담인력 역시 매우 부족한 게 안전관리체계의 현주소다.

을미년 새해에는 그동안 만연되어왔던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뼈를 깎는 고통을 인내해야 할 것이다. 특히 안전에 대한 부분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예산과 인력이 집중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도 올해 휴양림 이용객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안전과 관련된 과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내구기간이 짧은 목조건축물과 각종 부대시설 등의 산림휴양시설을 외부 전문가에게 안전진단을 의뢰하고 시설물을 등급화하여 철거, 개축, 신축 등의 공사를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2015년부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자연휴양림 내 설치되어 있는 노후 시설 및 교량을 개축하고 콘크리트박스 다리 폭 확대 등으로 이용객의 안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년 146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석면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에도 주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국립산림과학원과 합동으로 강도 높은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구체적인 방제방법도 강구할 것이다. 현실적인 매뉴얼 구축과 함께 안전과 관련된 전담인력 양성에도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먼저 산림청에서 제작한 ‘풍수해 산사태 재난 현장조치 행동 매뉴얼’을 기반으로 주기적인 자체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소방서,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함께하는 합동훈련 횟수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참고로 산림청에서는 자연휴양림 시설의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국민들이 각종 재난·안전사고로부터 안전하게 자연휴양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 12월 15일부터 ‘자연휴양림 안전관리 지침’을 훈령으로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2015년에는 지난 많은 과오들을 거울삼아 안전에 대한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화하여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데 앞장 서야하겠다. 을미년 청양(靑羊)의 양처럼 빠르고 순발력 있는 의지로 변화한다면 국민의 안전은 반드시 보장될 것이다. 국민들도 비정상의 정상화에 따른 당장의 불편함을 느끼겠지만 지금처럼 곧 익숙해 질 것이다. 국민들의 많은 동참을 당부 드린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