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조 | ㈜정도설비 상무

예전에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주고받는 대화 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메뉴가 군대 얘기였다면 요즘은 안전에 관한 얘기가 대세를 이룬다. 우리의 주변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방향이 그쪽으로 옮겨간 것이 아닐까 싶다.

사고가 발생하면 각종 매체들은 앞 다투어 누가 잘못했느니, 누구 탓이니 하면서 결국은 쉬지 않고 꼬집는 것이 바로 ‘안전불감증’이다.

물론 언론이 지적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기회에 “왜 이런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정말 사고는 막을 수 없는 것일까” 우리 모두가 한번쯤 곰곰이 생각을 해봐야지 않을까 싶다.

안전을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의 안전의식부터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가정과 일터에서 잠시라도 안전을 생각하면서 행해왔는지 자문해보고,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행동을 바르게 고쳐야 한다.

흔히 하는 말로 “지금까지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뭘”, “난 괜찮아” 등 안일한 자세로 생활을 반복한다면 언젠가는 부메랑에 의해 화(禍)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특히, 아차사고(사고는 당하지 않았지만 사고를 당할 뻔한 사고)를 경험했던 근로자들은 이번 기회에 본인의 행동거지를 재점검 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내가 소속된 집단의 안전의식이다. 현장을 다니다 보면 주변정리가 잘된 가운데 작업을 하는 현장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고 쓰다 남은 자재들이 작업장에 널려있고 근로자들도 안전장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는 현장도 있다.

전자는 근로자들 모두가 안전의식이 투철하여 안전장구 착용은 물론, 안전시설물도 규정에 의해 잘 갖춘 가운데 작업을 하고 있어 사고 발생률이 매우 낮다. 하지만 후자처럼 현장이 무질서하고 근로자들마저 안전의식이 결여되어 있는 현장은 사고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근로자를 만나면 “제가 오늘 일진이 나빠서 그렇습니다”라고 말을 하는데 어찌 그게 운이나 재수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가 있겠는가.

사고는 우연히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원인 즉, 불안전행동 내지는 불안전안 상태에 의해 발생한 결과다. 이러한 것들을 제거하는 노력이 없이는 결코 사고를 막을 수 없는 만큼, 현장 관리자는 물론 모든 근로자들이 전사적으로 사고예방에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옛 속담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모두가 안전을 지키겠다는 노력을 쏟는다면 분명 안전한 일터는 보장될 것이다.

끝으로, 뭐니 뭐니 해도 안전은 실천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법을 강화하고 제도를 개선한다고 야단법석을 떠는데 물론 그것도 좋지만, 사람의 의식의 변화와 행동이 수반되지 않으면 모든게 무용지물이다.

예를 들어 건설현장의 안전활동은 아침에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안전체조, TBM활동 등이 다각적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에 마지못해 참여하여 팀장이 전해주는 당일의 위험요소들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러 보낸다면 귀한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百聞不如一見’이요 ‘百見不如一行’이라고 했듯이 백번 듣고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실천이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 안전을 실천하여 사고없는 일터로 만들어서 즐겁고 행복한 삶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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