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하는 굉음과 함께 내 주변은 불바다가 되었고 온몸에 불이 붙고 있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가스 폭발 사고였다. 잠깐 동안 안전을 생각하지 못한 일로 엄청난 고통의 시간은 시작되었다. 27년 전 일이다.
당시 나는 꿈과 희망을 안고 대기업에 입사하여 열심히 일하는 신입사원이었다. 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고 19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화상 치료를 받았다. 정말 많은 피와 눈물을 흘려야 했고 엄청난 고통을 당해야 했다.

화상병동 중환자실은 말 그대로 지옥과도 같았다. 지독한 화상으로 인한 사람 타는 냄새와 고통을 참지 못해 내는 신음소리, 여기저기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는 충분히 지옥을 떠올리게 했다. 또한 옆에 누워있던 화상 환자들의 죽음은 나를 더욱 더 죽음의 공포로 몰아갔다. ‘나는 과연 살 수 있을까? 살아난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나 자신의 고통뿐 아니라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은 더욱더 나를 가슴 아프게 했다. 아들의 화상 치료의 고통스러움을 울음으로 지켜보시던 어머님, 고통스러워하는 신랑 옆에서 소리죽여 울어가며 기도하던 아내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토록 심한 고통 속에서 나는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나처럼 잠깐의 부주의로 되돌릴 수 없는 아픔을 당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도록 내가 앞장서자!’고 말이다. 치료를 마친 후 회사로 복귀할 때 나는 자원하여 안전관리 업무를 맡았다. 그리고 미친 듯이 안전을 외치고 다녔다. 그 결과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성공적인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해 ‘무재해 목표시간 15배 달성’이란 놀라울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 이후 나는 우리 회사의 안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일하기로 결심하고 안전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의 산업현장과 건설현장이 현재 나의 일터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동안 각종사고로 40여만명의 부상자와 1만여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많은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안전부터 실천해야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아차하는 사이에 일어난 안전사고로 인해 평생을 후회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고가 나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고통을 받게 된다.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 부모님들께 효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내 가족들을 지켜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안전을 꾸준히 실천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안전사고는 많은 기업의 경영에 치명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안전사고, 화재사고를 통해 경영 위기를 맞은 기업들을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나의 일터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나의 일터를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안전을 꾸준히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정(情)과 정(正)을 중심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정(情)이 넘치는 바른(正)사회 만들기’ 즉, ‘사랑이 넘치는 안전한 나라 만들기’가 나의 큰 소망이다. 그 소망을 담아 12년째 2,700여회 강의를 해왔다.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잠깐의 부주의로 닥쳐왔던 엄청난 고통의 시간들을….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외치고 다닌다. “안전은 사랑입니다!”라고. 안전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일터(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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