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등 대형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가재난관리체계가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됐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진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국가안전처의 신설, 소방방재청·해양경찰청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기면서 안전인들 사이에서는 물론 모든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안전교육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에서 ‘그 자리에 그대로 대기하고 있으라’라는 말만 믿고 있다가 많은 학생들이 숨진 것을 국민 누구나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고 이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분명 많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런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어른들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문제는 조기 안전교육의 중요성이 지금에서야 사회적인 공감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수학여행으로 인한 학교 안전사고는 총 576건에 달한다. 특히 2011년 129건, 2012년 231건, 2013년 216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세월호 사고 전에도 분명 수많은 경고가 있었지만 이를 무시했던 것이다.

여기에 더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안전교육은 여러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고, 지속적인 교육이 아닌 임시방편적인 교육에 지나지 않아 효과는 극히 미흡한 실정이다. 제대로 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확고한 안전의식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어불성설인 것이다.

즉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학교안전교육이 정규과목으로 신설돼야 한다. 이리돼야만 안전의식의 체질화, 생활화가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안전의식의 생활화를 위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청소년들에게 안전을 쉽고 깊게 각인시켜 주기 위해 재미있는 방법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일본 가마이시의 ‘지진해일 방재교육을 위한 안내서’는 교육과정에 재해 대비 요령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수학시간에는 해일이 밀려오는 범위를 예측하도록 하고, 해일이 육지에 도달하는 시간을 계산하는 문제를 내는 식이다. 이런 교육이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우리 속담에 “세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릴 때 몸에 벤 습관이나 버릇, 행동 양식은 늙어 죽을 때까지 고치기 힘들다는 뜻을 갖고 있다. 어릴 때부터 나쁜 버릇이 들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만 반드시 나쁜 뜻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안전의식이 생활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한다면 무너지고, 깨지고, 터지고, 불타는 수많은 사고들을 예방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량을 갖춘 성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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