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일 |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

요즘들어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가장 많이 언급하는 단어는 무엇일까. 바로 ‘안전’이 그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것이다.

문제는 그 관심이 우려감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실로 안전이 열화(劣化, 절연체가 외부적인 영향이나 내부적인 영향에 따라 화학적 및 물리적 성질이 나빠지는 현상)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안전을 제대로 세워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전은 정의하기도 어렵거니와 분야도 많고 실천하기는 더 어렵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100% 대처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이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전문가와 국민들이 고심을 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안전이 열화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올바른 정신세계가 필요하다. 단군 이래 우리민족은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정신문화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현재 전인구의 절반 이상이 종교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 및 경제가 발전되면서 도덕과 윤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종교가 선(善)과 진리를 가르치고 있지만 매일 수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니,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참 답답할 따름이다. 각종 사건 사고를 줄이려면 대한민국 고유의 참된 도덕과 윤리의 정신세계를 창조해 산업안전 세계와 융합시켜 실천시켜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투철한 교육과 연구가 필요하다.

사실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교육과 연구가 필요하지만 특히 안전 분야에서의 교육과 연구는 상당히 중요하다.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의무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행해야만 하는 것이다. 전국 10여개 대학의 안전공학과가 중심이 되어 국내외 안전에 관해서는 120%의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안전공학사를 배출할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기를 함께 익힐 수 있는 커리큘럼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 스승은 책임을 지고 가르치고, 안전공학에 유능한 사람이 관련 업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안전 분야의 법규는 철저히 이행돼야 한다.

산안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노사민정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집단 간 이기주의에 따른 비합리적인 제도와 법규를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 개인 이득을 챙기기 위한 아집(我執)과 수성(守成) 등이 바로 재난의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안전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필요하다.

안전지대를 만들려면 안전에 충분한 투자를 해야 한다. 모든 안전시스템을 문제없이 가동하려면 그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무사고나 무재해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온전한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아낌없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 자체가 안전한 선진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요 생명을 지키는 길이다.

이 세상에 완전한 안전은 없지만, 이런 노력들이 모여 안전한 삶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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